“인성 중시, 전문적 돌봄”…사랑 가득한 하남 신우초 ‘학교돌봄터’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경기도교육청은 책임돌봄 확대 정책에 따라 돌봄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학교돌봄터’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학교와 지자체, 교육지원청, 마을이 한마음이 되어 우리 아이들의 돌봄을 위해 학교돌봄터를 만든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신우초 학교돌봄터 수업 모습. (사진=하남 신우초등학교 제공)
하남시 감일지구에 위치한 신우초등학교에는 전문적 돌봄과 더불어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돌봄터가 운영되고 있다.
학교돌봄터는 방과 후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 등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초등학생 대상으로 온종일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교육청, 학교,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부처 연계·협력 사업이다.
기존 초등돌봄교실과는 달리 학교는 돌봄 공간만을 제공하고, 운영·관리는 지자체가 맡는 것으로 신우초는 이에 동참하고자 개교 전 하남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9월 개교와 함께 학교돌봄터를 개소했다.
이는 하남시 최초이자 유일한 것으로, 전용 면적 189㎡에 1학년 2실, 혼합반 1실을 구축해 총 57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방과 후부터 7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돌봄 전담 인력 배치·운영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
센터장과 돌봄전담사가 학교돌봄터에 상주하고 있어 보다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요구사항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빠른 피드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의견조사에서 학부모들은 “학교 내 돌봄 기관이 있어서 안심하고 돌봄을 맡길 수 있고, 평일엔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데 학교 재량휴업일에도 쉬지 않고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학교 입장에서도 만족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신우초 개교부터 함께한 안인환 교장은 학교돌봄터 구축 후 돌봄과 교과교육 분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안 교장은 “독립적 돌봄서비스 제공으로 교사들은 돌봄 업무를 하지 않게 돼 상대적으로 학생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이로써 각자의 역할에 따라 업무의 전문성을 키워 양질의 보육과 교육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학교돌봄터 사업은 돌봄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 또한 매우 크다”며 “이처럼 신우초 학교돌봄터는 현재 신우초와 하남시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신우초 학교돌봄터 학생들의 ‘뚜기’ 별명. (사진=하남 신우초등학교 제공)
◇ 학원 스트레스서 벗어나 인성교육 등 맞춤형 프로그램 즐겨
학교 수업을 마치고 평균 2~3개 학원을 다녀야 하는 생활의 고단함은 어린 학생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그러나 학교돌봄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방과 후 친구들과 편히 쉬며 간식과 함께 보호자가 데리러 올 때까지 안전하게 지낼 수 있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신우초 학교돌봄터는 정체성 제고, 학교생활 적응 등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의 정체성을 세워주는 ‘뚜기 공동체’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장래 희망을 생각하며 자기만의 ‘뚜기’ 별명을 지었다.
아직은 어리고 모든 것이 어설프지만 꿈을 찾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뚜기처럼 배움을 시작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꿈을 이뤄가길 바라며 계획한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서로 뚜기 별명을 불러주며 응원해준다.
아울러 저학년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과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인성KEY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매월 인성 관련 키워드를 정해 매주 미션과 활동을 펼친다.
이처럼 신우초 학교돌봄터 돌봄전담사들은 학생들의 적응과 즐거운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하브루타, 청소년 상담, 아동미술 등을 별도로 개인 시간을 내어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교돌봄터 내에서는 전담사들과 독서토론을 통해 원활하고 내실있는 돌봄 운영을 위해 힘쓰고 있다.
▲ 감정조절 프로그램 ‘분노 탈출 넘버원’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사진=하남 신우초등학교 제공)
◇ 일과 기록·점검 습관 장려…올바른 언어사용, 분노 조절 교육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학습이 일반화하면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이에 신우초 학교돌봄터는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학습의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뚜기노트’를 이용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에게는 학습이나 독서 등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활동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돌봄전담사들이 직접 구성·편집한 노트를 제공해 학습과 활동을 기록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했다.
2·3학년은 해야 할 일과 학습 계획을 세워보며 하루 일과를 스스로 점검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했다.
신우초 학교돌봄터의 위탁운영 법인이 인성교육 단체이기 때문에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현재 1년에 두 번씩 언어순화 프로그램과 감정조절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총 8회기 수업으로 진행되는 ‘正말情말 좋은 언어순화 프로그램’은 자신을 포함한 우리의 언어생활을 점검해보며 잘못된 언어소통 방법을 알게 하고 올바른 언어사용을 통한 소통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의 중요성과 말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깨달음으로써 올바르고 아름다운 언어사용 학습뿐 아니라 원만한 교우관계를 향상시켜 준다.
감정조절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인 ‘분노 탈출 넘버원’은 분노도 적극적인 학습 대상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어린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알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마련했다.
안 교장은 “분노는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한번 시작되면 악순환되기 쉬워진다”며 “학생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적 관점에서 분노를 공부해 보고 스스로 분노를 조절할 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우초 학교돌봄터는 자기주도학습, 언어순화·감정조절 프로그램 등 다양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학생들이 미래사회가 중시하는 전인적 인재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안인환 하남 신우초등학교 교장
“돌봄과 인성교육 장 역할로 전인적 인재 육성 바라”
▲ 안인환 하남 신우초등학교 교장. (사진=하남 신우초등학교 제공)
개교 전부터 학교돌봄터 업무협약을 체결할 만큼 학생 돌봄에 관심을 쏟았던 안인환 신우초 교장은 원활히 운영되는 학교돌봄터를 보며 매일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그는 “우리 학교돌봄터는 ‘일하는 부모를 위한 돌봄뿐 아니라, 한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돌봄’, ‘이웃이 있고, 친구가 있는 지역공동체, 마을네트워크 안에서의 돌봄’을 목표로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센터장, 돌봄전담사들은 ‘돌봄 공간은 모두가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운영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뜨거운 반응과 신뢰를 얻었다.
안 교장은 “학교돌봄터에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이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돌봄 업무에 임해주시니 학생·학부모가 좋아할 수 밖에 없다”며 “한 학생의 ‘학교돌봄터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매우 기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학교생활이 쉽지 않아 따뜻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돌봄터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저학년 학생과 걱정이 많은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 저학년 대상 집단 상담 등 특별프로그램을 기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며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신우초 학교돌봄터가 방과 후 돌봄 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해줘 감사하다”며 “인성교육의 장 역할에도 더욱 충실해져 학생들을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전인적 인재로 육성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정해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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